도시락이 뻥, 아뿔싸! 버스정류장에서 얼굴이 빨개진 사연
퇴근길에 도시락을 들고 가는 회사원을 보니
문득 신입사원 시절에 도시락을 가지고 다니던 생각이 나더군요.
신입사원 시절, 약 2년 동안 도시락을 가지고 출퇴근 했던 정민아빠.
물론 처음부터 도시락을 준비해서 가려고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
입사하고 보니 당시 회사에서 도시락을 준비해서 먹는 분들이 많았고,
신입사원이었던 저에게 이야기도 할 겸
도시락을 준비해서 오라고 해서 준비하게 되었습니다.
그렇게 시작된 도시락 점심.
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먹던 도시락은 꿀맛이었답니다.
당시에는 총각이라 어머님께서 도시락을 매일 아침 준비해주셨습니다.
제 도시락은 항상 2인분을 준비해야 하기에 어머님께서 고생하셨죠.
이유인즉, 입사 동기였던 친구가 지방에서 올라와 자취를 하다 보니 저처럼 도시락을
준비할 수 없기에 제가 준비해서 가게 되었답니다.
그렇게 도시락을 싸서 가지고 다닌 지 어느덧 2년이 지난 어느 날.
그날은 제 평생 잊을 수 없는 날이었습니다.
비가 오는 아침, 평상시처럼 도시락을 챙겨
출근하기 위해 버스 정류장으로 걸어갔습니다.
버스를 기다리다 잠시 옷에서 지갑을 꺼내기 위해
도시락을 담은 종이봉투를 바닥에 내려놨습니다.
이때만해도 종이봉투를 바닥에 내려놓은 것이 문제가 될 줄 몰랐네요.
지갑을 꺼내 들고 버스가 오기를 기다리다
왜 그렇게 했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종이봉투를 앞뒤로 흔들다가 그만....
"뻥!"
물에 젖은 종이봉투 바닥이 찢어지면서 어머님께서 정성스럽게 싸 주셨던 저의
도시락 반찬과 밥이 버스정류장을 점거하게 되었습니다.
멸치, 김치, 어묵볶음, 계란말이.. 그리고 밥.
길바닥이 마치 놀이터처럼 아주 넓게도 펼쳐져 자리잡고 있더군요.
하늘은 노랗게 보이고~ 얼굴은 빨개지면서 아무 생각이 나지 않더군요
민망! 망신! 창피함!
모든 것이 한꺼번에 밀려든 느낌이라고 할까요.
정말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더군요.
상상해보세요.ㅡ. ㅡ
덩치 큰 정민아빠가 든 종이봉투가 터져서 반찬이 바닥에 와르르~~~
재빠르게 우산으로 가리며 도시락을 줍고 반찬을 수습했습니다.
당시에는 얼마나 창피했던지 우산으로 계속 얼굴을 가리고 있게 되었답니다.
버스를 두 대나 보내고서야 회사가는 버스에 탔는데
타고 나서도 혹시나 사람들이 알아볼까 괜히 창피하더군요.
지금 생각해보면 왜 창피하게 여겼는지 이해가 되지 않네요.
그렇게 버스정류장 도시락 투척 사건때문에
일주일은 그 버스 정류장이 아닌 한 정거장 앞에 가서 버스타고 출근했습니다.
그렇게 정민아빠의 도시락을 싸서 다니던 추억은 도시락 투척사건을
계기로 더이상 가지고 다니지 않았습니다.
지금 생각하면 씨~ 익 웃고 마는 데 그때는 왜 그랬는지 ^^
잠시나마 즐거운 추억 속에 빠져봤습니다.
여러분이라면 도시락이 뻥! 하셨다면 어떠셨을 것 같으세요?
행복한 주말, 재미있게 보내세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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